
호남의 5대 명산으로 꼽을 만큼 경관이 아름다우며 조망이 좋고 자연휴양림을 품고 있으며 1998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신라시대에 세워진 천관사와 동백숲이 유명한 곳이 천관산이다. 반면에 산세가 부드러우면서도 정상 일대에는 거대한 암벽을 갖추고 있어 경관이 아름다우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억새밭인 사자평이 있는 재약산도 그에 못지않다. 삼복더위에 얼음이 어는 천연기념물 제224호 얼음골이 있고, 신라 진덕여왕 때 창건하고 서산대사가 의병을 모집한 곳인 표충사가 알려진 재약산을 소개하고자 한다.
부드러운 하늬바람 천관산과 하늘거리는 억새밭 재약산
천관산 ( 724 m ) - 전라남도 장흥군 관산읍, 대덕읍
비사릿대로 만든 닭의 장태(長態) 모양의 산이다. 400미터 등고선을 기준으로 하여 산의 얼개를 파악해 보면 그 비사릿대, 능선이 스무 개나 된다. 그리하여 전체적으로 거대한 돔을 이루어 보는 이를 압도한다.
시월 첫째 주말에 억새제를 열 만큼 억새를 자랑한다. 바닷바람 때문에 나무가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상봉 연대봉에서 환희대 사이의 주릉 등서리에만 있을 뿐인데도 전국의 인파가 몰려든다. 육지에서 찾아갈 때는 관산읍이 들머리가 되는 까닭에 관산의 산으로 알려져 있지만 애초에는 대덕읍 회진(會津)과의 인연이 더 깊었을 듯하다. 하늬바람산이라는 뜻의 천풍산(天風山)으로도 불렸기 때문이다.
장흥반도 끝머리의 이 포구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남해항로의 중요 거점이었다. 그래 백제 근초고왕이 임나군과 합동으로 전라남도 지역을 점령할 때 여기서 만나 원정을 마무리지어 '모일 회'자를 쓴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후일 관산이 커지자 정상능선의 어떤 바위가 갓 모양으로 생겼느니 어쩌니 하면서 천관산으로 바꾸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재약산 ( 1,119 m ) - 경상남도 밀양시 단장면ㆍ산내면,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왼손으로 쓴 하(下) 자 형국으로 영남알프스의 점에 해당하는 산이다. 그만큼 깊이 숨어있는 산중 속의 산으로 빙 둘러 타원형 능선이 길지를 품고 있다. 표충사는 국보 75호 청동함은향완(含銀香玩)과 보물 467호 삼층석탑, 사명대사 유물 200여 점을 보관하고 있는 절이다.
산은 흡사 이 길지와 거기 있는 보물을 지키기 위해 생겨난 듯하다. 필봉, 상투봉, 상봉 사자봉(1189m), 수미봉(1108m), 코끼리봉(899m), 재약봉(953.8m), 향로산(976.9m), 쌍봉(821.8m)의 여덟 봉만(峰巒)이 알 품은 새우의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덟 봉만이 타원형으로 표충사를 에워싸고 있다. 800미터 등고선을 이어 보면 자궁 속의 아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인간을 감동시키는, 절묘한 자연의 생김이다.
120만 평의 억새초원 사자평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거기 밭을 치고 염소를 키웠던 탓에 대초원의 풍모는 없다. 명불허전(名不虛傳). 그럼에도 가을이면 많은 사람들이 그 풍경만 보러 몰려든다. 병든 신라 왕자가 이 산 약수를 마시고 병이 나았다 하여 재약산이라고 했다는 전설이다. 원래는 그 약수 이름을 딴 영정사(靈井寺)의 산이었는데 임진왜란의 영웅 사명대사 유물을 길지로 옮기면서 절 이름과는 영 어울리지 않은 표충사(表忠寺)가 주인이 되었다.
기암괴석 구정봉(九頂峯)과 웅장한 사자평 ㆍ 사자봉
천관산
장천재에서 시작, 능선을 타고 구정봉능선으로 오른 다음 주릉을 거쳐 정원암능선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대부분의 산객들이 선택하는 길이다. 금수굴코스가 더 쉽지만 천관산의 명물인 구정봉의 기암괴석을 보기 위해서다.
구정봉(九頂峯)은 월출산의 그것처럼 하나의 봉우리가 아니고 능선에 늘어선 아홉 개 바위의 총칭이다. 아래서부터 삼신봉, 홀봉(笏峯), 신상봉(神象峯), 관음봉, 선재봉, 대세봉(大勢峯), 문수보현봉, 천주봉이며 그 끝에 대장봉(大藏峯)이라고도 하는 환희대가 있다.
1킬로미터의 억새능선에 들어서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중간중간 바위들이 있어 전망을 살피는 데 무리가 없다. 그 바위들은 쉬었다 갈 때나 점심자리로도 요긴하다.
연대봉(烟臺峯)에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봉화대가 잘 남아있다. 고흥과 완도의 섬산들이 한눈에 보일 뿐 아니라 북쪽으로 월출산, 날씨가 좋으면 무등산까지 볼 수 있다.
재약산
사자평 억새초원을 돌아 내려오는 코스다. 그 오랜 세월 속에 억새밭을 지날 때면 나만 사진을 찍어 남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억류동천을 따라 올라가는, 가장 완만한 길로 중간에 층층폭포가 있다. 하늘 아래 첫 동네라고 일컬어지던 고사리는 이제 없다. 1997년에 폐교된 그곳 분교는 교적비(校跡碑) 하나만 뎅그렇게 남아있고 주민들도 모두 떠나 민박이나 막걸리를 기대할 수 없다.
억새밭은 그 황량한 풍경에서부터 펼쳐지는데 인간 간섭의 영향으로 누덕누덕한 데다 진짜 평지가 아닌 완만한 사면에 있어서 신불평원처럼 광활한 느낌은 없다. 그중에서도 나은 데는 여느 지도에 재약산이라고 되어있는 수미봉과 천황산으로 쓰인 사자봉 사이다. 천황산이라는 이름은 천황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붙였다 하여 이제는 다들 쓰지 않는다.
하산은 사자봉 정상에서 서향 하다 서남향으로 바뀌는 능선으로 한다. 한계암 바로 아래에서는 금강폭포를 볼 수 있다.
천천히 즐기며 오를 수 있는 코스와 교통
천관산의 산행코스와 교통편
- 최적의 코스: 약 2시간 30분
장천재 ① - 50분 - 종봉 ② - 25분 - 환희대 ③ - 15분 - 연대봉 ④ - 1시간 - 장천재 ①
- 대체 루트 1: 약 2시간 35분
장천재 ① - 양근암 ⑤ - 정원암 ⑥ - 연대봉 ④ - 환희대 ③ - 구정봉 ⑦ - 천관사 ⑧
- 중급자 산길 2: 약 2시간 55분
천관산자연휴양림 ⑨ - 지장봉 ⑩ - 환희대 ③ - 연대봉 ④ - 우두봉 ⑪ - 상촌 ⑫
- 전문가 코스 3: 약 3시간
장천재 ① - 금수굴 ⑬ - 헬기장 ⑭ - 연대봉 ④ - 헬기장 ⑭ - 환희대 ③ - 탑산사 ⑮
- 교통 안내 : 시작점은 장흥이다.
장흥은 지인분이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 1달 정도씩 휴양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공기가 맑고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곳임을 의미하지 않을까 문득 생각이 떠올랐다.
관산 경유 회진행이 30분 간격으로 다닌다. 장흥행 고속버스는 서울 강남터미널에서 4회 있다.
직통버스가 이렇게 드물므로 일단 광주까지 가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다.
광주에서는 장흥행이 57회 있다. 부산에서 장흥행은 20회, 여수에서는 38회(순천 경유), 목포에서는 29회 있다.
북쪽에서 갈 때는
a. 호남고속국도 광산 IC→나주 방면 13번 국도→영산포에서 장흥 방면 23번 국도나
b. 서해안고속국도로 목포 IC→강진 방면 2번 국도→장흥읍에서 관산 방면 23번 국도.
c. 동쪽에서 갈 때는 호남고속국도로 순천 IC→벌교 방면 2번 국도→장흥읍에서 관산 방면 23번 국도다.
재약산을 오르는 코스 및 이동 편
- 최적의 오름길: 약 4시간 50분
표충사 ① - 1시간 30분 - 고사리분교 터 ② - 50분 - 수미봉 ③ - 1시간 - 사자봉 ④ - 1시간 - 한계암 ⑤ - 30분 - 표충사 ①
- 깔딱 산행로 1: 약 5시간 10분
매표소, 매바위마을 ⑥ - 필봉 ⑦ - 상투봉 ⑧ - 사자봉 ④ - 수미봉 ③ - 층층폭포 ⑨ - 홍룡폭포 ⑩ - 표충사 ①
- 비경 루트 2: 약 4시간 45분
얼음골 ⑪ - 사자봉 ④ - 수미봉 ③ - 층층폭포 ⑨ - 홍룡폭포 ⑩ - 표충사 ①
- 또 다른 코스 3: 약 4시간 10분
( 배내골 ) - ( 사자평고원 ) - 사자봉 ④ - 수미봉 ③ - 층층폭포 ⑨ - 홍룡폭포 ⑩ - 표충사 ①
- 이동 편 : 시작점은 밀양이다.
밀양 하면 영남루에 들려서 커피 한 잔에 아름다운 풍광을 맛보고 시간을 음미한 시간이 생각이 난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표충사행 직행이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밀양으로는 경부선 KTX가 7회, 일반열차는 26회(서울발 기준) 다닌다.
2006년 중앙고속국도 대구∼부산 구간이 개통되면서 교통이 아주 편리해졌다.
첫 번째, 북밀양 IC로 나와 언양 방면 24번 국도→금곡리에서 1077번 지방도를 타면 된다.
두 번째, 경부고속국도가 편리한 경우에는 언양 IC→석남사 방면 24번 국도→금곡리에서 1077번 지방도다.
세 번째, 얼음골로 갈 경우 24번 국도변의 남명리 1킬로미터 전방에서 좌회전한다.
네 번째, 배내골은 석남터널 오름길의 급커브에서 69번 지국도로 들어서 배내고개를 넘어간다.
억새 물결 사이로 흐르는 시간, 천관산과 재약산의 위로
바닷바람을 이겨내고 갓 모양의 바위를 틔워낸 천관산의 생명력과, 사명대사의 호국정신이 깃든 재약산의 억새 바다. 이 두 산을 걷는 여정은 단순한 정복이 아니라, 자연이 주는 맑은 기운을 채우고 소중한 추억을 되새기는 치유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이번 주말, 마음속에 묵혀둔 짐을 내려놓으러 장흥과 밀양으로 여행을 시작해 볼까요.
"천관산과 재약산의 억새 물결에 취해보셨나요? 그렇다면 남한 최고의 절경이라 불리는 설악산의 기암괴석과 마음을 씻어주는 오대산의 전나무 숲길도 놓칠 수 없습니다. 강원도가 선사하는 또 다른 위로를 만나보세요."